목요일 밤, 지친 하루의 피로를 날려줄 아늑하고 따뜻한 프로그램이 지상파 채널을 통해 안방극장을 찾아왔습니다. 자극적인 연출과 억지스러운 설정이 가득한 예능 판도 속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과 때 묻지 않은 웃음을 선사하는 청정 예능이 등장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바로 KBS 2TV에서 방영하는 세대공감 힐링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평소 자극적인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나 매운맛 예능에 지쳐 있던 터라, 무공해 청정 예능이라는 소식을 듣고 본방 사수를 결심했습니다. 7세 아이들과 80대 어르신들이 동급생이 되어 배움과 우정을 나누는 이 독특하고 따뜻한 공간은 기대 이상으로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안방극장에서 만난 힐링
바쁜 일상 속에서 채널을 돌리다 우연히 마주한 화면 속에는 정겨운 시골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초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다소 무겁고 현실적인 사회적 문제를 배경으로 삼았지만, 프로그램이 이를 풀어내는 방식은 무척이나 다정하고 따뜻했습니다. 지역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시골 마을의 작은 학교를 무대로 삼아, 인생의 시작점에 선 일곱 살 어린아이들과 인생의 황혼기를 지나고 있는 여든 살 어르신들이 한 교실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 자체만으로도 묘한 감동을 자아냈습니다. 설 특집으로 방영되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리얼리티 다큐멘터리의 예능 버전답게, 인위적인 웃음보다는 흘러가는 자연스러운 상황 속에서 터져 나오는 무해한 웃음이 매력적이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밤 안방극장에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 이 프로그램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진정한 휴식과 힐링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7세와 80대의 기적의 짝꿍
이 특별한 학교를 이끌어가는 교사진의 라인업 역시 무척 흥미롭습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인물은 교장 선생님 역할을 맡은 이수근입니다. 과거 청소년수련원에서 레크리에이션 강사로 활약했던 화려한 이력을 십분 살려, 대한민국 최초의 ‘레크리에이션 전공 교장’이라는 위트 있는 콘셉트로 중심을 든든하게 잡아줍니다. 여기에 어릴 적 유치원 교사를 꿈꿨을 만큼 넘치는 열정과 다정함을 지닌 막내 교사 이미주가 활력을 불어넣고, 시골의 정겨운 정취를 사랑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해결하는 살림꾼이자 마당쇠 같은 일꾼 교사 임우일이 합세하여 완벽한 조화를 이룹니다. 이들의 지도를 받는 학생들은 경북 의성군에 거주하는 실제 주민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계어린이집과 에덴유치원에 다니는 천진난만한 아이들과 안계노인복지관을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무려 70년이라는 세월의 장벽을 가볍게 뛰어넘어 짝꿍이 됩니다. 서로의 손을 꼭 잡고 한글을 배우고 짝꿍의 얼굴을 그리는 모습은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이수근의 데뷔 23년 차 굴욕
이번 방송에서 가장 배꼽을 잡게 만들었던 하이라이트 장면은 단연 데뷔 23년 차 베테랑 방송인 이수근이 겪은 눈물겨운 인지도 굴욕 사건이었습니다. 화려한 연예계 경력을 자랑하며 기세등등하게 입학식 단상에 오른 이수근은, 아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만만하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얘들아, 혹시 아저씨 아는 사람 있니?”라는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습니다. 일곱 살 아이들은 티 없이 맑은 눈빛으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단호하게 “없어요!”라고 소리쳤습니다. 심지어 자신들을 촬영하고 있는 방송용 카메라를 가리키며 “이상한 CCTV”라고 부르는 등 예능 대부 이수근을 완전히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무반응과 굴욕에 직면한 이수근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나 너희 어린이집 바로 옆에 매일 서 있는데, 진짜 못 봤어?”라고 재치 넘치는 멘트를 던져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습니다. 대한민국 대중문화를 주름잡는 베테랑 방송인이라 할지라도, 유튜브와 스마트폰 환경에 익숙하고 세상 편견 없는 순수한 아이들 앞에서는 그저 낯선 아저씨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유쾌하면서도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그럼에도 서툴지만 천천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무릎을 꿇고 소통하려는 이수근의 진정성 있는 모습에서 따뜻한 프로 정신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양푼 비빔밥과 닭다리 전쟁
프로그램의 교육 과정은 시골 학교의 특성을 살려 매시간 다채롭고 정겨운 에피소드로 채워집니다. 야외에서 진행된 텃밭 가꾸기 수업에서는 교사 임우일의 눈부신 삽질 활약이 돋보였습니다. 군 생활 동안 2년 내내 삽질만 했다고 자신만만해하던 그는 노련한 솜씨로 밭을 일구며 모두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 와중에 꼬마 하율이가 동갑내기 친구 서현이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며 꽁무니를 졸졸 따라다니는 모습은 보는 이들의 입가에 따뜻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습니다.
일과가 끝난 후 교사 3인방이 의성의 대표 로컬 맛집을 찾아 펼친 회식 자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재미 요소였습니다. 유명한 의성 마늘 치킨을 먹으며 이수근과 이미주가 서로 닭다리를 양보하는 훈훈한 미덕을 발휘하던 찰나, 구석에서 묵묵히 먹방을 선보이던 임우일이 뻔뻔한 표정으로 “나 이미 먹었는데? 요기 있지롱~”이라며 자신의 볼록한 배를 가리키는 자백을 해 폭소를 유발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막내 교사 이미주가 진행한 요가 수업은 조용하던 교실을 한바탕 뒤집어놓았습니다.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시작해 점차 골반을 크게 흔드는 고난도 댄스 요가 동작으로 이어지자, 여기저기서 어르신들의 앓는 소리와 아이들의 엉뚱한 몸짓이 섞여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땀을 쏙 뺀 수업이 끝난 후에는 각자 집에서 정성스레 싸 온 소박한 반찬들을 커다란 양푼에 한데 모아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특히 89세 최고령 김옥순 어르신이 동급생들과 교사들을 위해 무려 20개가 넘는 달걀프라이를 직접 구워와 얹어주시는 모습에서는 시골 특유의 넉넉한 인심과 정이 고스란히 느껴져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졌습니다.
의성 여행을 부르는 촬영지
방송을 보는 내내 화면 가득 담기는 평화롭고 고즈넉한 풍경 덕분에 당장이라도 짐을 싸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화면 속 아름다운 배경이 된 곳은 바로 경상북도 의성군입니다. 방송에 등장한 주요 촬영지들은 이미 알 만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힐링 명소로 손꼽히는 곳들입니다.
우선 오프닝과 주요 수업이 진행되는 아늑한 배움터는 사곡면 토현리에 위치한 ‘오토산 고택(오토재)’입니다. 세월의 멋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 한옥으로, 고즈넉하고 아늑한 옛 배움터의 정취를 고스란히 느끼게 해 줍니다. 또한 금성면에 자리 잡은 ‘산운생태공원’은 자연 친화적인 공간으로 아이들과 함께 생태 학습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입니다. 점곡면에 위치한 ‘사촌리 가로숲’은 울창하고 푸르른 나무들이 터널을 이루고 있어 가볍게 산책하며 사색에 잠기기 좋은 명소입니다. 마지막으로 반려인들의 천국이라 불리는 단북면의 ‘의성 펫월드’는 넓은 운동장과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어 반려동물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의성의 맑은 공기와 푸른 자연은 시청자들에게 시각적 정화와 함께 따스한 대리 만족을 선사합니다.
Q&A
Q1. 방송을 다시 보고 싶은데 어떤 플랫폼을 통해 시청할 수 있나요?
A1. 본 방송을 놓치셨다면 국내 대표 OTT 플랫폼인 웨이브(Wavve)와 티빙(TVING)을 통해 언제든지 다시보기 서비스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KBS 공식 모바일 앱인 ‘KBS my K’를 통해서도 간편하게 시청이 가능하므로 편하신 플랫폼을 선택해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Q2. 촬영지인 경북 의성군 고택은 일반인도 방문하거나 관람할 수 있나요?
A2. 주요 촬영지인 오토산 고택(오토재)과 사촌리 가로숲, 산운생태공원 등은 모두 일반 방문객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입니다. 다만 고택의 경우 보존 상태나 현지 사정에 따라 내부 관람 및 운영 시간이 변동될 수 있으므로, 방문하시기 전에 의성군 문화관광 홈페이지나 관련 기관을 통해 사전 개방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Q3. 연예인 교사진 삼인방의 실제 역할과 호흡은 어떤가요?
A3. 이수근 교장 선생님은 특유의 뛰어난 순발력과 다정한 리더십으로 세대 간의 벽을 허무는 중심축 역할을 합니다. 막내 교사 이미주는 통통 튀는 젊은 에너지를 발산하며 아이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고, 일꾼 교사 임우일은 뒤에서 묵묵히 궂은일을 해결하며 어르신들의 손과 발이 되어 드립니다.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세 명의 교사가 보여주는 찰떡궁합의 호흡이 프로그램의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