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우리의 식탁을 향긋하게 채워주는 반가운 손님이 있습니다. 바로 ‘산채의 제왕’이라 불리는 두릅입니다. 입맛을 돋우는 특유의 쌉싸래한 맛과 진한 향기 덕분에 많은 분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식재료입니다.
자연산 두릅을 찾아 산행을 떠나거나 시장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간혹 초여름인 6월까지도 제철 두릅을 찾으시는 분들을 종종 뵙게 됩니다. 과연 6월에 맛보는 두릅이 가장 맛있는 두릅일까요? 오늘은 자연산 두릅과 나무두릅의 정확한 수확 시기부터 종류별 특징, 그리고 안전하고 맛있게 즐기는 방법까지 상세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평소 나물 반찬을 좋아하시거나 직접 텃밭에서 작물을 키워보고 싶으신 분들이라면 꼭 끝까지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두릅 진짜 제철은 언제일까
많은 분이 날씨가 완전히 따뜻해진 6월을 두릅의 제철로 오해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연산 두릅과 나무두릅이 가장 맛있고 연한 시기는 3월 말에서 5월 중순 사이의 봄철입니다. 두릅은 갓 피어난 새순일수록 향이 짙고 식감이 부드럽습니다. 수확 시기가 늦어져 6월로 넘어가게 되면 잎이 억세고 질겨져서 본연의 참맛을 느끼기 어려워집니다.
지역과 재배 방식에 따라 수확 시기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기온이 따뜻한 남부 지방에서는 3월 말부터 가장 먼저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이후 중부 지방과 강원도의 노지 및 자연산 두릅은 4월 초순부터 5월 중순 사이에 수확이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집니다. 이 시기에 채취한 두릅이 맛과 영양이 꽉 찬 최적의 상태를 자랑합니다.
최근에는 하우스에서 재배하는 촉성 재배 기술이 발달하여 빠르면 2월 중순부터 시장에서 두릅을 만나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정기를 듬뿍 받고 자란 노지 두릅의 진한 향을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연하고 부드러운 참맛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4~5월에 수확된 두릅을 넉넉히 구매하여 살짝 데친 후 냉동 보관해 두는 것을 강력히 추천해 드립니다. 이렇게 보관해 두면 질겨진 6월 이후에도 언제든 향긋한 봄의 맛을 식탁 위로 불러올 수 있습니다.
나무두릅 vs 땅두릅_특징 비교
시장에 가면 모양도 다르고 이름도 조금씩 다른 두릅들을 보며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망설인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두릅은 자라는 위치와 생김새에 따라 크게 나무두릅과 땅두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각의 장단점과 매력이 뚜렷하므로 취향에 맞게 선택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참두릅’이라고도 불리는 나무두릅은 두릅나무의 가지 끝에서 돋아나는 새순을 말합니다. 줄기 부분에 가시가 돋아 있고, 전체적으로 잎이 오므라들어 동글동글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향이 매우 진하고 특유의 쌉싸래한 맛이 강렬하여 대중적으로 ‘진짜 두릅’으로 인정받으며 수요가 가장 많습니다.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었을 때 입안 가득 퍼지는 진한 봄의 향기가 일품입니다.
반면 ‘독활’이라고 불리는 땅두릅은 나무가 아닌 땅속 뿌리에서 직접 돋아나는 새순입니다. 나무두릅과 달리 줄기에 미세한 잔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밑동 부분에 보랏빛이 도는 경우가 많아 눈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땅두릅의 가장 큰 장점은 뛰어난 식감입니다. 아삭아삭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며, 참두릅에 비해 향과 쌉싸래한 맛이 부드러운 편이라 쓴맛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부담 없이 즐기기에 아주 좋습니다.
초보자를 위한 두릅 재배 가이드
마당이나 주말농장이 있다면 두릅나무를 직접 키워 매년 봄 신선한 새순을 수확하는 즐거움을 누려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두릅 재배의 핵심 단계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건강한 묘목 고르기입니다. 두릅나무 묘목을 선택할 때는 표면이 붉은빛을 띠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습니다. 어둡고 칙칙한 검은색을 띠는 묘목은 활력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심을 때는 뿌리의 수분을 유지하고 잡초를 방지하기 위해 비닐 멀칭을 꼼꼼하게 해주는 것이 좋으며, 무엇보다 물 빠짐이 원활한 배수가 잘되는 땅에 심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두 번째 핵심 단계는 바로 ‘가지치기’입니다. 두릅 재배에서 가지치기는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수확이 모두 끝난 봄 직후에 지체 없이 가지치기를 진행해야 합니다. 이 시기를 놓치고 가을이나 겨울로 미루게 되면 이듬해 새순을 보지 못할 확률이 높습니다. 뿌리에서부터 약 50cm 정도의 길이를 남겨두고 과감하게 잘라주어야 합니다. 이때 자른 단면에 빗물이나 이슬이 고여 썩지 않도록 엇비슷한 사선 각도로 잘라주는 것이 전문가의 비법입니다. 이렇게 가지치기를 해주면 나무의 키가 낮아져 다음 해 수확이 훨씬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곁가지가 늘어나 전체적인 수확량을 크게 늘릴 수 있습니다.
두릅 효능과 똑똑하게 먹는 방법
두릅이 산채의 제왕으로 불리는 이유는 맛뿐만 아니라 그 속에 담긴 풍부한 영양 성분 때문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성분은 인삼에도 다량 함유된 것으로 잘 알려진 ‘사포닌’입니다. 두릅의 쌉싸래한 맛을 내는 이 사포닌 성분은 우리 몸의 면역력을 강화하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춘곤증으로 몸이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는 천연 영양제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또한 두릅은 혈당을 낮춰주는 데 도움을 주어 당뇨를 걱정하시는 분들에게도 훌륭한 식재료입니다. 혈중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몸 밖으로 배출시켜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비타민과 무기질, 단백질까지 골고루 들어있어 그야말로 영양의 보고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두릅의 영양을 온전히 섭취하면서도 맛있게 즐기려면 살짝 데치는 조리법이 가장 좋습니다. 끓는 물에 소금을 한 숟가락 넣고, 두꺼운 밑동 부분부터 먼저 넣어 약 10초간 데친 후 잎사귀 부분까지 모두 넣어 전체적으로 30초 내외로 짧게 데쳐냅니다. 찬물에 재빨리 헹궈 물기를 꽉 짜내면 특유의 쫄깃한 식감과 푸른 색감을 그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향을 해치지 않도록 참기름이나 들기름을 약간 곁들인 초고추장과 함께 드시면 최고의 궁합을 자랑합니다.
섭취 시 반드시 알아야 할 부작용
몸에 좋은 두릅이라도 섭취할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몇 가지 사항이 있습니다.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이 오히려 독이 되지 않도록 아래의 부작용과 주의사항을 꼭 기억해 두시기를 바랍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독성입니다. 두릅의 줄기와 잎에는 미량의 독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절대 생으로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생으로 먹을 경우 심한 식중독이나 위장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앞서 설명해 드린 대로 반드시 끓는 물에 충분히 살짝 데쳐서 독성을 제거한 후 안전하게 섭취해야 합니다. 데치는 과정에서 독성 물질이 대부분 파괴되므로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두 번째 주의사항은 두릅의 차가운 성질입니다. 한의학적으로 두릅은 기본적으로 성질이 서늘하고 찬 채소로 분류됩니다. 따라서 평소 소화 기능이 약하거나 몸이 찬 분들이 한 번에 과다하게 섭취할 경우 배탈이나 설사, 복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적당량을 나누어 드시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통풍 환자분들은 섭취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두릅은 일반적인 채소들에 비해 퓨린 함량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합니다. 체내 요산 수치 관리가 엄격하게 필요한 분들이라면 섭취를 제한하거나 주치의와 상담 후 소량만 드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안전하고 건강하게 향긋한 두릅을 즐겨보시길 바랍니다.